[책] 모리사와 아키오 – 무지개 곶의 찻집

트위터에서 추천받고 빌려온 책이다. 포근포근한 분위기래서 제법 기대를 많이 했는데 사실 내가 뭘 기대했는지도 잘 모르겠다. 일본 작품에서 소위 “치유계” 로 분류되는 그런 어쩌구에 놀랍도록 잘 들어맞는 영혼이 다친 사람을 별로 아무것도 안 묻지 않고도 스르르 위로해주는, 그리고 그 모든 게 너무나도 완벽하게 우연히 일어나는 그런 종류의 내용이었다. 

대략 한 달 전에 읽은 거라 줄거리가 잘 기억 안 나는데 암튼 무지개가 예쁘게뜨는 이상한 구석에 뜬금없이 카페가 존재하고 그 카페의 여주인은 아주 느긋하고 친절하고 뭐든지아는것같은사람이며 커피에 맛있어지는 주문을 걸면 진짜로 커피가 맛있어지고 암튼 그 카페에 오면 좀더 행복한사람이 되어서 나갈 수가 있는 것 같다 이 여주인은 미망인아버지와 취직못하는청년과 좀도둑 록커 등등 다양한사람을 어쩌다 구원해왔지만 정작 본인은 그 카페에 남아있어야만하는 아주슬픈사연이있는데… (생략) 전체적으로 카페 여주인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흘러가고 각각의 챕터도 세월을 제법 건너뛰기 때문에 이런 신비의 여인이 작고귀여운할머니가되는과정까지 보여주고 있다. 

읽는 내내 아무에게도 이입하지 못했고 아무에게도 이입하고 싶지 않았는데 그 이유는 개고생하던사람들이 소박한 카페 와서 커피얻어먹고 갑자기 새사람이되어서나가는게 너무 어처구니없고 빡쳤기때문이다 나는 일본치유계특유의 우연히 만난 사소한것이지만 사실은 우연히 만날만한 사소한게 아닌 그런 어처구니없는 설정을 정말 싫어하는데 그래서 만화 <아리아> 시리즈와 <카페 알파>도 제대로 읽지 못했다 최소한 그 만화들에 나오는 인물들은 일생일대의 고민을 안고 있는 대 위기상황도 아니었으며 지들 인생은 지들이 잘 챙겨가고 있었던 것이다 이 소설에 나오는 인물들은 하나같이 세상에서 제일 불행하며 상냥하고 신비스러운 여자가 슬쩍 인생에 끼어들어서 위로의 말을 속삭이고 빠져주기를 기대하고 있다 만일 모든 일본인들이 이렇게 남한테서 답을 찾고 싶은 무력하고 미성숙한 민족이라면 지금 그모양그꼴인것이 충분히 납득되는상황이다

스스로 삶의 여유를 찾을 줄도 모르는 너무 불쌍한 사람들이 이렇게나 많다는 사실이 너무 절망적이다 실제 인생에서는 우연히 당신인생에 오지 카페에서 내려준 완전 맛있는 커피 그리고 무엇보다도 뭐든 위로할 줄 아는 신비의 여인이 끼어들 일은 없을 것이므로 삶에 위기가 생기기 전에 좋아하는 일을 찾아서 상처를 스스로 치유해내는 방법을 익혀보도록 하자 이 책은 정말 개같았고 다시는보지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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